트윗의 썰로 시작하였고 탱님께서 일러로 해주셨으며 썰을 풀었으니 저도 써야 된다는 생각에 쓴 글
글로 일러느낌이 난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쓴 글이었으나 안되었고,.... 여러모로 불편한 글이 되었다는 그 글입니다
역시 아직 전 멀었네요;;;;
짙푸른 대나무숲의 녹읍과 그 낭창낭창하면서도 단단히 뿌리내린 대나무 사이사이를 지나다니는 바람은 대나무 향을 머금어서인지 바람마저 상쾌하고 맑았다, 그리고 그 대나무 숲 사이를 가르는 허공을 가르는 무거운 칼바람은 무서울 것 없이 꼿꼿이 서 있을 것 같은 나이먹은 굵은 대나무들조차 사시나무 떨며 우스스 자기네들의 잎을 떨어뜨렸다, 파락파락 소리를 내며 장신의 남자와 그 거대한 칼 사이사이를 무서운줄 모르고 지나다니는 어린 녹색잎들은 곧 다음동작을 이어하는 남자의 칼 날 사이로 파락파락 제 형태를 잃고 바닥으로 추락할 뿐이었다.
그의 기세는 어쩌면 대나무 같았던 것 같았다, 세차게 흔들리는가 싶다가도 지지하여 서 있는 다리와 몸으로 인해 그 어디로도 날아가지 않고 그 곳에 단단히 서 있으면서 그 어디에도 거스르지 않고 자기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때 쯤 그 어디에도 거스르지 않았던 그의 몸이 휙 돌아 이번에는 칼날만 세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세마저 올려 허공을 찔렀다.
하공을 가르는 소리만이 들려야 할 곳에 깡! 소리와 함께 금속과 금속이 마주치는 날카로운 파공음이 후드득 떨어지는 대나무잎과 그 나무들 사이를 울렸고, 그 기세가 얼마나 센지 남자의 손에 형태를 잃고 떨어졌던 잎들과 아직도 허공을 헤메는 잎들이 그들에게서 한참이나 물러나가 두러움에 파스슥 거릴 뿐이었다, 이윽고 그 허공을 질러 자신말고 없어야 하는 이곳에 있는 이에게 공격을 가한 이는 그 날카로운 회색 눈을 가늘게 뜨며 겁도 없이 저에게 달려들은 남자를 보았고, 그 남자는 날카롭게 입가를 올리며 말했다
"오랜만이야, 형"
"이글"
어느새 뒤로 사삭 물러나간 이글은 횡베기로 깔끔한 선을 그으며 자신의 칼과, 자신 앞에 흐드러지는 잎조각들을 바닥으로 떨궈낸 후 검집에 자신의 검을 넣은 그를 바라보며 어느새 올렸던 기세도 바로 다음동작으로 이어 일격을 날리려던 몸도 바로한 후, 건들거리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는 이글을 조금 못마땅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집 나간지가 언제였던가, 굳이 손으로 꼽으려 하지않았지만 이미 열손가락이 넘었다는 것 쯤은 그도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핏줄인지라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에 대해 조사하려 했으나 때때로 자신도 놀라는 그 비상한 머리가 그런쪽으로만 돌아가는지 여유롭게 추적하는 이들을 뿌리치고 어디에서 잘 살다가 간혹 기분에 맞춰 막내동생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가, 또 철새처럼 사라지는 그런식의 도주 아닌 도주를 일삼으며 자신이 한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체 속을 벅벅 긁어댔더랬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내 요청에 응할 마음이 든건가?"
"보자마자 용건이라니, 형도 많이 급한가봐?"
다이무스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을 열었지만 역시나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답하는 이글의 모습에 옅게 숨을 내뱉어 기가 차다는 듯이 그의 말을 사뿐히 무시했다, 제가 시킨 일에 대해 뭔가 정보를 물어왔나 했더니 별 여상스런 말만을 할 뿐이니 조금은 답답했다, 그렇다고 이글을 다그치자니 괜히 제 속만 버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저 치가, 그냥 치가 아니라 홀든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알수 있을 때는 이렇 듯 제 속을 태울 때 뿐이라는 것을 그는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곳에 있는 거지?
"하핫- 그렇게 섭섭한 말하지 말라구, 나라고 좋아서 이곳에 있는건 아니고, 단지 내가 '홀든'이라서 온 것 뿐이니까 말이야"
두 손을 들어 항복의 표시를 하는 이글의 모습을 보니 정말 좋아서 온것은 아닌 듯 보였다, 더군다나 그래, 그러고보니 이글이 이 집에 얼굴을 비춘지가 꽤 오래전의 일이라는 것을 기억해낸 그는 그가 말하는 가문의 이름과 어딘가 언짢은 느낌에 그를 다시금 찬찬히 훑어보니 과거 한때 뒷골목을 배회하던 모습은 아니었다, 예전보다 더 안정적이고 편해보이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막내동생의 모습은 날이 서있고 어딘가 쫒기는 듯한 모습을 한체 어쩌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으니까.
그리고 아무리 이글이 여색과 풍류를 즐긴다고 해도 허리춤에 제 칼 말고 작게 매화가 핀 가지를 꽂고 다닐 위인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아, 이거이거"
어찌나 눈치가 빠른지 이글은 제 허리춤에 꽂아놓은 작은 매화가지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와 마찬가지로 검을 들어 투박하기 그지 없는 손으로 그 작은 나뭇가지를 살살살 돌리며 소중하다는 듯이 그리고 그 매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연관된 것을 생각하는지 아무 말이 없던 이글은 아까와는 다르게 삐뚜룸이 웃는게 아니라 옅게 그리나 짙은 호선을 지으며 이내 뱉어내는 듯이 소리를 냈다
"받았어"
"그렇군"
짧게 말하는 것 치고는 얼굴에 피어난 모든 것이 그것의 수배는 말하는 것 같았지만 그것을 굳이 들추지 않고 다이무스는 짧게 긍정을 할 뿐 더 이상의 캐지 않았다, 또 한 더 캐지 않아도 이글이 이 집으로 온 이유를 듣게된다면 저절로 알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기에 그는 이마를 흐르는 땀을 훔치고 그에게 등을 돌리며 말했다.
"따라오거라, 이야기는 안에 가서 듣자"
"형은 하나도 안변했네"
"......."
어느새 한참 풀린 얼굴을 풀고 그가 알고 있는 히죽히죽 웃는 폼새를 한 이글을 보며 옅게 한숨을 내뱉은 그는 한대라도 때려줄까 싶었으나 그만 두었다, 이제는 다 큰 놈을 때린다는건 참 귀찮은 일에 속했고, 그런것으로 시간을 빼앗기기에는 그도 너무 커버린 탓이었다, 그러나 간만에 돌아온 막내 동생은 그 덩치만큼이나 큰 일을 물고와서 한참 후 다이무스의 쏟아지는 시선의 무게를 견뎌야하는 일을 겪기는 했지만 말이다.
잎 하나하나 정성드려 닦아낸 루이스는 새초롬하지만 제 손길이 마음에 든것인지 말갛게 물든 난의 꽃을 보고는 옅게 미소짓고 싶었다, 한참이나 시끄러울 시간이긴 하지만 토마스가 아이들을 이끌고 밖으로 나간 보람이 있는지 지금 한적한 공기만이 루이스의 난 관리에 신경을 써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그렇게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저 멀리로 보내버린 백수 때문이다.
있을때도 그의 신경을 벅벅 긁어놓더니 없어도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미묘한 남자임에는 틀림없었다, 단순히 그의 행동거지 뿐 아니라 그가 버렸지만 영원히 가지고 있어야 할 성(性)인 홀든이라는 것도 있었고, 그는 사실 홀든과는 영 껄끄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긴 처음 그 어린 홀든이 이곳에 들어왔을 때 자신에게 오만불손하게 외친 소리가 무엇이던가?
'형을 이겼으니 나랑 한판 해야지!!'
지금도 생각하면 골이 아파올 만큼 황당무계할 뿐이었다, 그걸 몇번 무시했더니 이 곳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기도 하고 별 미친,......... 아니, 개............,
부들부들 떨리는 숨을 뱉어내고, 난의 잎세를 다시금 정돈하니 어느새 평소의 호흡으로 돌아와 있었다, 신경쓰지 못해서 그렇지 쌓인게 많긴 많았나 보다, 험한 생각이 저절로 들정도면, 하지만 지금은 사제하나가 들어 온 후로는 일들이 조금은 쉬엄쉬엄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그 홀든과 다루기 힘든 어린아이들까지, 능숙하게 조련이나, 길들이기를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느새라고 할까, 자신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사제는 이곳에 녹아들어서는 이제는 없으면 안되는 이가 되었다, 녹아든 자리에 스며들어서 다시 얼어붙어 그곳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는 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직은 조금 흔들리겠지만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는 아직 나이도 어린편에 속했고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건 그 특유의 노력과 재능이겠지.
옅게 내뱉은 숨과 함께 약간 구부정하게 있던 허리를 핀 루이스는 자신이 매만진 잎새 끝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점점 피어오르는 결정들을 보며 시린 눈동자로 잎새에서 손가락을 뗀 루이스는 밖 어딘가에 아이들을 데리고 있을 그를 생각하며 잠시 창 근처를 서성였으나 이내 제 할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고 긴 소맷자락을 정돈하고 빠르지는 않지만 한걸음 한걸음 그 누구보다 단단한 발걸음으로 서재를 나와 제 집무실로 향했다.
남자는 목 뒤로 흩어지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그저 바람이 흐르는데로 흐트려 놓고 자신의 손안에 안겨있는 풍만스러운 귀부인들을 가슴가득 안았다, 그 부인들의 머리결에서 나는 짙은 향기는 씁쓸하기까지 해서 그는 그 두눈을 감고 잠시나마 그 씁쓸함이 주는 평안의 유혹에 이기지 못하고 안겨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코끝을 간지럽히며 나부끼는 머리카락은 부드럽고, 간지러워서 그는 잠시나마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이 그의 부드럽게 흩어지는 하얀머리카락과 그의 가슴에 안겨있는 같은 하얀 머리결의 부인들을 스쳐 지나갔고, 그는 나직히 뜬 눈으로 하얀 부인들을 그 품안에서 떼어 놓을 수 밖에 없었다, 흩어지는 부인들은 이윽고 땅에 추락해 바닥을 나뒹굴었고 울음하나 없이, 땅에 떨어져 흙무더기에 뒤쌓인 하얀 부인들, 단아하고 고결했던 이들이 한순간에 더러워진체 그 곳을 쓰러져 있었다.
그도 아직까지는 바닥에 쓰러진 부인들같았다, 그저 바람에 나부끼며 누워있는 흙무더기의 무언가이다, 그러나 그는 마냥 그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고, 또 많은 것들을 알아야 하며, 많은 것을 잃었고,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방법도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는 자신을 이곳까지 이끌어 준 이에게 드렸던 하얀 부인들, 그의 말에 답하지 못한체, 안녕히라고도 말하지 못한체 그는 그저 하얀 부인들을 저 먼곳에서 가득안고는 그 위에 흩뿌릴 뿐이었다.
마지막 인사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되돌아갈 수 없는 길위에서 그는 그렇게 서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가야하는 길이 보였고, 그것은 과거에 자신이 보았던 탄탄했던 길과는 확연히 다른 진흙길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옅게 숨을 내뱉는 것으로 그곳을 걸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그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며 그 길을 걸으려 한다, 가시밭길이 아니기에 그는 더러워지는 것을 상관해 하지 않으면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도 듣지 못하지만 그렇기에 마지막의 마지막 인사를 입밖으로 내려 해봤으나 입을 꾹 다무는것으로 모든것을 다했다, 그의 예의는 이것으로 끝이났고 그는 몸을 돌려 이제 자신이 멈춰있던 곳으로 부터 다시 시작하려한다.
얼음이 가지를 설기설기 잡아먹으면서 투명한 꽃망울을 맺었다
그리고 활짝 피운 꽃은 투명한 수국과도 같아, 밤인데도 불구하고 그 잎들은 달빛을 받아, 별빛을 받아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답게 반짝이고 화려했다, 그리고 그의 손짓에 그 화려한 꽃잎의 조각들이 일제히 띄워져 천군만만를 두른 사람처럼 호령을 했을 때 청년의 입가에는 가느다란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그것은 순전히 그의 능력이었고 이렇 듯 피워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순수한 노력 덕분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꽃잎들이 일절히 높이 고개를 쳐들고 아직까지도 그의 주변에서 설기설기 피어나는 작은 꽃잎들은 그의 노력이 결실이 맺는 것을 축하 하듯 꽃망울을 터트렸고, 그 터져나오면서 꽃가루 대신 날리는 꽃망울의 냉기, 그 꽃을 피워낸 그마저도 얼어붙을 것 같으나 그는 상관없이 천진하게 웃으며 주변을 투명한 조각으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조각이 수십을 넘고 수백을 넘었을 때 그의 손가락이 한 곳을 가르켰다.
아무것도 없는 그저 나이먹고, 그 땅 위에 꼿꼿이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소나무만이 서 있었으나, 하늘거리며 아름답게만 춤추던 꽃잎들은 순식간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그 나무위로 쏟아져 내렸다, 거대한 눈보라가 몰아치듯 한 바람소리와 함께 나무는 제 거대한 몸을 가눌 수가 없었는지 휘청휘청 거리더니 이내 하얀 눈덩이가 되어 그 뒤로 쓰러져 결국 청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청년은 그 나무의 모습에 "이야얏호!!"하고 크게 소리쳤고 다시금 터지는 투명한 꽃잎들, 이렇게 보면 그 어디에도 저런 거대한 나무를 쓰러트릴 힘이 없어보이는 작은 조각들은 새침해 보이기까지 했고, 손 안에서 한순간에 녹아 사라질 듯 보였다, 하지만 신이 난 청년의 손짓 하나하나에 변덕을 부리듯 날카로워 졌다가도, 허공을 수 놓는 아름다운 꽃잎이 되어가기도 했다.
청년의 손짓이 변덕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그것들도 꽃이라고 가시를 세우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는 오늘 완성하지 못했던 것을 완성해 기뻐했고, 그 부드럽다가도 허공을 날카롭게 휘젓는 손짓에 근처 나무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꽃이 피고
꽃망울이 지고
꽃잎이 되가다
날카로운 비수가 되고
그의 꽃은 계속 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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