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에 대한 감사표현이랄까요, 음 원래 그 그림 내용으로 가고 싶었지만 재미있는 소재가 팟! 하고 떠오르지 않아 이걸로 골랐는데도 이것도 재미없네요,
이래서 소비하는 사람은 소비만 해야 되요,.....
마음에 드실지를 떠나서 그냥 이 중구난방의 글을 부디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크라우스는 황혼이 지는 저녁 하늘 위로 떠다니는 검은 연기를 보며 저 시커먼 모든 것들이 비구름이 되기를 빌었다, 그러나 땅 위에서 시작된 매캐하고 마른 공기를 가진 그 검은 것들이 구름이 될리는 만무했고 크라우스의 작은 소망 따위는 검은 타르의 범벅을 해 놓은체 억지로 아래로, 아래로 잡아 당기며 묶여지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하늘로 흐르는 구정물을 바라보며 숨을 골랐다, 들이마실게 그것 밖에 없어서 자신의 폐 속으로 구정물을 들이 붓고 있었다.
-[구정물이 흐르는 그 곳에서]-
라이브라의 많은 방들 중 하나인 크라우스의 정원은 헬사롬즈 롯의 안개로 부족한 채광을 채우기 위해 많은 불들이 켜져 있지만 다른 이들이 출근할 때까지 밤새 일한 크라우스의 잠을 방해 할만한 것은 아니었고, 그 크라우스의 바로 옆에는 그런 빛들을 가려주는 작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있다, 작은 그늘을 만들어주는 것은 사람이었고, 잠결이겠지만 크라우스는 그의 허리를 자신의 코끝까지 끌어당겨 침착하고 조용한 숨을 내뱉으며 그의 배를 간지럽혔다, 그는- 그러니까 레오는 충분히 푹 쉬는 듯한 달콤함이 묻어 나오는 숨이었기에 자칫 깨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시 자신이 하려는 일을 머뭇거렸지만 사람은 욕구에 약한 존재다, 결국 레오는 손을 뻗어 한쪽으로 눌린 크라우스의 붉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굳이 소리로 표현한다면 사락사락 천들이 부딪치는 날법한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역시 엉킴 없이 금방 빠져나갔다, 대신 그 머리카락의 주인이 레오를 더욱 끌어당겨 깊게 얼굴을 묻었다.
어떤 의미로 레오는 그 모습이 안심이 됐다, 어떤 의미라고 말할 수는 없어서 답답했지만 굳이 그것을 확답 내리고 싶지 않는게 조금 웃겼다, 아마도 그 답답함이 불쾌함이 불쾌하고 화가 나는 답답함이 아닌, 지금처럼 감싸 안긴 것 같은 느낌의 답답함 혹은 푸근함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일것이다.
"크라우스씨?"
닫힌 눈 위를 덮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바라보니 크라우스는 어느새 눈을 깜박거리며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불편한 자세로 제법 오래 잤고, 슬슬 자신도 깨워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와 중이었다, 딱 맞춰 일어났다고 웃으며 그를 반겼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의 녹색 눈동자가 레오를 바라보기 위해 맑게 개이기 시작하며 눈이 부신 듯 인상을 찡그리다가 무언가에 놀란 듯 크게 확장되기도 했다, 곧 그 모습은 사라지고 눈이 가늘어지며 주름이 잡힐 정도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고, 입술은 그것보다는 작게 움직였지만 충분히 깊게 패인 호선으로 웃었다, 큰소리로 웃는 것도 아닌데 그 기쁨의 무게가 충분히 느껴졌고 크라우스가 만들어내는 감정이 심장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아름답다."
"네?"
그렇게 짙은 미소를 본 적이 없기에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크라우스가 주는 말을 순간 잘 못 들은 줄 알고 반문했다.
"아름답네 레오, 자네는 정말 아름다워'
잘 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에는 혼잣말에 가까운 크라우스의 말은 칭찬을 넘어선 찬양에 가까운 것이었고 레오로써는 지금까지 살면서 들어 본 적도 없고, 들을 일도 없다고 생각한 단어들의 나열에 얼굴이 화끈 거리고, 부끄럽고 쉽게 받아 들일 수 없는 무게 같은 것이 담겨 있기에 숨이 탁하고 막히는 기분도 들었다, 크라우스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듯 허둥대는 레오를 다시 안고 숨을 뱉었다, 후- 깊게 뱉어내는 숨은 옆구리를 간지럽히고 지나가는 수준이 아닌 뜨끈하게까지 만들 정도의 깊은 숨이었다.
"그, 크흠 뭔가 못생긴거라도 꿈에서 보셨어요?"
"그렇진않네만?"
"그렇지만! 갑자기 저한테 아,아름답다니 어울리지 않잖아요."
시작은 큰 목소리로 시작했지만 점점 작아졌고 제 입으로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쓰려니 부끄러움이 더 해진 말은 결국 완성은 됐지만 재대로 전달이나 됐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맺었다, 다행히도 크라우스의 귀는 예민한 편이었고, 바로 지척에 있기 때문이었는지 끝까지 귀로 들어갔지만 크라우스는 영문 모르겠다는 듯이 의문만을 띄운체 레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대를 잘못 고른 걸지도 모른다고 레오는 생각했고 의문의 1패를 당한체 후끈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 했다, 파닥거리는 손으로 얼굴을 식히며 다른 말을 꺼내지 않는 레오 대신 크라우스가 마음껏 레오의 체취를 맡았다, 답지 않게 오랜 시간 잔 거 같은데도 다시 눈이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크라우스씨? 일어나셔야 되요,"
깨울 생각이라면 조금 더 세게 흔들거나 큰소리를 내는게 좋을 텐데
조용히 머리를 쓸어주는 것이 더 잠을 불렀다, 두피를 훑어가며 가르마를 타고 쓸어주는게 느껴지는 작은 손의 온기는 무시 못할 정도의 기분 좋은 느낌을 주었다.
".......구정물이 흐른다고 생각했네,"
"구정물이요?, 비가 왔었던가요?"
"아니네, 차라리 비 였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생각했지"
안개 낀 헬사롬즈 롯에 햇살이 있을리가 만무했지만 양지바른 곳에 있는 것 처럼 따뜻하고 눈이 부신 기분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조각같은 긴장마저 녹이며 눈을 감기게 했다.
여전히 크라우스는 구정물을 봤다.
케케묵은 짙은 구정물부터, 수많은 흙탕물이 모여 온갖 오물이며 차마 말하지 못할 것들이 섞인 구정물까지, 그래서 차라리 비가 쏟아져 다 씻겨 내린다면 괜찮지 않을까, 아직 어렸을 적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마실 수 밖에 없는 구정물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 안에 구정물이 흘러도 그 모든 것을 마시는 것이 자신의 의무임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소망했다.
비를 원할 수 없으니 구정물마저 맑은 물로 보이게 만드는 그 어떠한 것보다 밝은 빛을.
마실 수 밖에 없으니 구정물에도 빛 바래지 않고 더러움에 꺾이지 않는 긍지를.
그것이 옳다고 믿으며 인간을, 사람을 믿었다, 믿을 수 밖에 없었다.
"레오,"
"왜요?, 크라우스씨"
"함께 있어주게, 계속, 계속"
"아, 하하하하-,...... 그 그것 참,"
가까이 있기에 안다, 안고 있기에 클라우스는 레오의 모든 것을 듣고 있다.
빨리 뛰고 있는 심장, 아까전 보다 따뜻해진 몸, 조금 떨리는 몸이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던 손이 허공에서 붕붕거리며 있다던가 하는 그런 것들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억지로 뜨기 싫은 눈을 떴을 때 보인것인,
"그대는 그 어느때도 빛나며 아름답네, 레오"
무기질적이며 그저 예술품으로서의 아름다움 밖에는 보이지 않는 의안마저 얼굴이며 목이며 모든것이 붉어진 것 처럼 보이지만 기쁘게 웃고 있는 레오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