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스무페이지 되는걸 다 써서 올릴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보는게 더러울까봐 나눠서 올립니다
요번주 주말내로 하 써서 나옵니다
아마 하가 써지는 동안 상이 계속 세밀하게 수정되고 또 수정 될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합본으로
합칠 생각입니다 잠깐 즐기시는 내용 정도로만 봐주세요
몸은 노곤했지만 정신은 어서 깨야한다고 신경을 두들겨 댔고, 그 보챔을 참지 못한 다이무스는 천천히 몸을 움직이려고 할 때, 부드럽게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갈게요 다이무스씨,'
토마스 스티븐슨, 그의 목소리였다
평소 활달한, 그리고 통통 튀는 목소리가 아니라 침대위에서 조용히 나직하게 자신에게만 속삭이던 그 목소리였다, 하지만 내용은 그가 깨어난것과 동시에 역시나 언제나 그렇듯 알려오는 자신을 떠난다는, 이제 간다고 하는 작별의 말이어서, 아무리 그의 조용조용한 어투의 말소리이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면 제 품에 있을 이의 몸을 끌어당겨 아직은 아니라고 소리로 말하는 대신 행동으로 보여줬다, 아직은 품에서 떠나보내기 싫었다.
'..........안돼요, 이제 가야되요'
평소 잘 부르지 못한 그의 이름을 수없이 부르고 싶었다, 계속, 계속해서 이 품에서 떠나면 또 한동안은 함께 있을 수 없으니까, 회사의 다이무스 홀든과 연합의 토마스 스티븐슨으로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이 포근함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 듯 자신의 생각과는 한참이나 멀리있는 입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사이 토마스가 먼저 소리내어 말했다,
'안녕, 다이무스씨'
"토.........."
"다이무스 홀든----!!!"
훅! 하고 무언가 밝은 빛이 터지는 느낌과 함께 공기가 갑자기 뇌속으로 들어간것 처럼 콱 막혀왔지만, 이내 온 몸을 덮을 듯 쏟아져내리는 찬기에 켁켁- 거리며 어지럽게 움직이는 시야가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나아진 시선으로 첫번째로 보인것은 피 묻고, 곧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사나운 얼굴의 이글이었고, 그가 안고 있는 무언가를 쳐다보기도 전에 자신을 잡아끄는 느낌에 옆을 보니, 잔뜩 굳은 얼굴의 휴톤과 자신을 끌어내리는 두꺼운 팔이 보였다, 왜? 라고 머릿속에 의문을 채 완성하기도 전에 본능과도 같은 머릿속 한부분이 둔탁한 파공음을 내며 두들겨 댔다.
이글이 왜 저렇게 피가 묻고, 왜 자신의 옷이 이렇게 축축한 것인지, 그리고 토할 것 같은 짙은 피냄새가 나는 것인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글이 안고 있는 것에 시선이 갔다.
한껏 기세 좋게 올라 가 있어야 할 청녹색 머리카락은 부스스 이마에 흩어져 있었고, 하얗게라고 생각한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분명 맑고 밝게 떠져 있어야 하는 두눈은 닫힌지 오래인듯 파르르 떨리는 움직임도 없었으며, 슬슬 도수가 안맞는다며 툴툴거리던 안경마저 삐뚤어져 있었다, 입술마저 새파랗게 질린 차가운 얼굴을 한 이는 분명 그가 알고있는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왜?
어째서?
자신의 태도가 그의 마른 몸에, 마른 배에 꿰뚫려 꽂혀 있는지.........
흡!,하고 공기를 마시자 피를 처넣은 것 마냥 비릿한 냄새가 나자 속을 개워내고 싶었다, 식도를 꿀렁꿀렁 넘어오는 것을 다 내뱉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입안에 고인 마른침을 간신히 넘기며 그 모든것을 삼켰고, 깜박깜박 새까맣게 감겨오는 두 눈을 억지로 벌리고 그는 끝까지 자기발로 서 있었다.
휴톤은 어느새 자신의 발로 서 있는 다이무스를 내버려 두고 토마스에게로 달려갔고, 그 뒷모습을 보며 자신의 시야에도 가득 들어올 그의 모습을 억지로 치웠다.
"토마스...! 이 멍청아, 눈 떠, 눈 뜨라고....!"
"이글, 토마스는......"
"나랑 약속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랑!! 한번, 한번 이 녀석이 밥사겠다고 했단 말이야...!"
"토마스....."
수많은 죽음을 봐오고 그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평정심을 가진 휴톤 역시 어느새 눈물로 젖은 목소리를 내며 소리 죽인 흐느끼는 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날카로운 날을 세워 다이무스의 귓속을 헤집고 결국 머리까지 수없이 난도질하며 신경을 차례차례 잘라 내버렸다, 자신이 더 무엇을 보고 있는지 모른체 문득 축축한 느낌에 손을 내려다 보았다.
항상 끼던 검은 반장갑 위로 진하게 묻은 핏자국은 너무 많은 양때문인지 채 마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흘러내리지도 못할정도 검붉게 굳어서 그의 손도, 그의 앞섬도 원래 색을 알아 볼 수 없게 했다, 그렇게 진득한 느낌과 짙은 피냄새를 맡으니 그는 피곤하다고 느꼈다.
그래, 그는 피곤했다.
그때서야 다이무스는 자신의 손이며 옷을 내려다 보던 두 눈을 깜박이며 조용히 내뱉었다.
".........피곤하군"
-[백합]-
연합과 회사의 합동 작전으로 함께 안타리우스의 클론을 헤치우던 중 다이무스 홀든의 공격으로 토마스 스티븐슨의 사망
조금씩 나아가던 연합과 회사 간의 사이를 산산조각 낼 이 명제는 당연하게도 회사의 요청으로 회사와 연합이 함께 진상규명을 하는 것으로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했고, 많은 조사원들이 있으나 주측은 어둠의 능력자인 까미유 데샹이었다, 그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으며, 그의 능력적인 면모로 인한 선출이었다.
그리고 그 사이, 그의 죽음으로 부터 5일 후 토마스 스티븐슨의 장례식이 시작되었고, 그의 장례식장에는 연합의 많은 이들과, 회사의 대표로 참가한 윌라드와 타라, 개인적으로는 앨리셔와 클레어가 찾아왔고, 그 밖에도 그가 프리터로 일했던 곳의 일반인들 까지 찾아오는 등의 그의 인품을 알 수 있는 조금은 소란스러운 장례식이 되었다.
다이무스는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그 개인적인 사정은 알 수 없으나, 공개적으로는 앤지 헌트의 정중한 거부로 장례식장에 갈 수 없었고, 윌라드의 개인적인 -연합의 몇몇의 이들이 어떤식으로 반응할지 모른니 가지말라는 권고를 받아 그는 토마스가 죽은 뒤 이틀을 저택에서 지내고,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회사로 출근해 그의 책상에 앉아 서류처리를 했다.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은 평소보다 조금 신경이 날카로우시네, 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고, 사건만 알고 있는 이들은 철면피나, 냉혈안 혹은 정말 아무 죄가 없기에 그런것이 아닐까란 추측성 어린 수근거림이 그의 집무실 문 앞을 서성였다, 하지만 더 깊숙이 다이무스 홀든과 토마스 스티븐슨의 관계를 아는 이들은 다이무스 홀든이 무슨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걱정했다.
정말 다섯손가락에 조차 꼽을 몇몇의 이들만이 알고 있는 둘의 관계는 다이무스 홀든이 연합을 무너뜨릴지 언정, 토마스 스티븐슨을 죽일 수 있을까란 명제에 회의적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일은 일어났고, 앞으로의 다이무스에 대한 걱정들이나 우려들이 역시 문 앞을 서성일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것을 알고 있을지, 아니면 모르고 있을지 알 수는 없으나 다이무스는 토마스 스티븐슨의 장례가 끝나는 일주일하고도 이틀째 되는 날까지 자신의 일을 놓지 않았고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그 자신의 일을 했다.
그 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저택, 그의 집무실에서 작은 등을 두세개쯤 켜 놓고 하얀 종이위에 내려 앉은 글자를 읽고 첨부된 자료를 보았으며, 싸인하거나 쳐내거나 그는 그렇게 바람이 들어오지도 못하는 곳에서 불빛이 흔들릴 때까지 해냈고, 홀든으로써의 일과를 마지막 남은 서류에 싸인을 함으로써 하루일과를 정리할 참이었다,
그 때, 와장창!! 소리와 함께 그의 책상이 반으로 쪼개지고 그 위에 쌓여 있던 서류더미가 쏟아져, 날카롭게 깨진것들이나, 흩어진 흉한 것들을 덮었다, 정작 가장 흉한것을 가리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피묻은 태도
갈라진 책상사이 가운데에 꽂혀 있는 것이 한 눈에 누구의 것인지, 그리고 마지막에 누구의 배에 꽂아 넣었는지도 전부 다 기억하고 있는 다이무스는 이걸 직접 자신에게 가져다준 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이무스의 근처에만 켜놨던 한참이나 흔들리던 불빛의 등이 간신히 진정되자, 불빛이 없는 방의 곳곳의 안개처럼 흩뿌린 어둠속 사물의 형체만을 알아 볼 수 있는 그 곳에서 기어나오지 못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다이무스에게는 익숙한 신발코와 큰 키, 뭉튼 그려진 체 어둠에 날카로움을 감춘 검, 자신을 쳐다보는 눈과 허리께를 살랑거리는 긴 머리카락으로 충분히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더욱이 다이무스의 검을 가져다 줄 정도의 배짱이나 친절을 가진 이는 하나 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이글,"
"형, 이제야 내가 보여?"
약간의 웃음기와 건들거리는 말투는 평소 다이무스가 아는 이글 홀든의 모습이 맞으나 그 구석에 가려저 보이지 않는 그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을 것 같았다, 그건 분명 그 답지 않다고 얘기 할 수도 있었지만 이글 홀든이 집을 나간 이래 직접 저택에 찾아오는 것 자체가 답지 않다고 얘기 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그것도 '저런 것'을 들고 말이다.
"받아"
밑도 끝도 없이 던진 서류뭉치에 바닥에 떨어진 것을 한번 보고, 이글을 바라보았다, 의문을 표현하기 위해 입을 열려고 했으나 어렴풋이 보이는 굳은 입가에 다이무스의 입마저 막아 버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글은 자신이 가져 온 것에 대해 말했다.
"그 의사놈 소견서랑, 원인을 제공한 놈들 정보가 적혀 있어,"
"그렇군,"
맥이 빠질 정도의 단답이었지만 다시금 서류뭉치로 간 시선은 아까와 같이 가볍게 떨어지지는 않은체 고정되어 버렸고, 이글은 그런 멍청한 꼴의 다이무스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연합의 꼬맹이 하나가 형을 죽이고 싶어해, 아직 연합에도 최종보고는 안됐지만 아마 그 꼬맹이는 이걸봐도 형을 이해하는 일은 없겠지"
혼잣말에 가까운 말이었다, 그만큼 다이무스는 꿈쩍도 하지 않은체 서류더미를 보고 있었고 저렁게 볼거라면 빨리 주워서라도 안의 내용을 보면 되지 않을까, 싶은 이글이었다, 하지만 왜 꿈쩍도 하지 않는지 대강 예상은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만큼 자신의 말이 얼마나 그에게 닿지 않을지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들어온지도 몰랐다. 한참이나, 아주 한참이나.
"형, 형 잘못이 아니라는 건 알아, 아는데,"
다이무스는 눈을 껌벅이며 한숨 쉬듯 뱉어내는 이글에게로 시선을 돌렸고, 이글은 그 시선에 무언가를 결심했는지 그 구석에서 헤치고 나와 얼굴을 들어냈다.
웃지도, 찡그리지도, 그렇다고 울지도 못하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글은 담담히 자신의 속내를 멍청하게 들어내 다이무스에게 고했다, 그는 아마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면죄부 내지는 의무라고 멍청하게 느꼈다.
"나는 형을 원망해야 살아"
"..........."
"형, 형 살아줘서 고마워, 그러니까 형을 미워할께"
그때서야 안면근육을 움직여 입꼬리를 당긴 이글은 곧장이라도 울것 같은 얼굴로 웃었다, 그러나 그것은 잠깐 뿐이었고 이글 홀든은 어쩔 수 없는 홀든이었기 때문에 제 멍청한 얼굴을 가리기 위해 뒤돌아 다시 그늘에 숨어 들어가며 지금이 아닌 언젠가 때를 기다렸다. 자신의 말을 지킬 날을 숨을 죽이고, 살의를 죽인체 언제나처럼의 이글 홀든으로서.
"홀든의 이름에 장난질 친것에 복수 해, 형의 것을 부서트린 것에 대해 복수 해, 그리고 그 모든것을 멍청하게 당한 형을,"
차오르는 말이 쉽사리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해야 함이 아마도 옳을 것이다, 아무도 대신 할 수 없다, 잃은 것에 대한 복수는 어린아이의 손에 묻히는게 얼마나 후회되는 일인지, 나중에 볼 토마스가 얼마나 이글 그를 원망할지 모를 일이기 때문에 그는 할 수 밖에 없었다.
"형을 죽이는건 나야, 그 누구에게도 양보 못해,"
"이글,"
곧장이라도, 아무리 피가 묻은체 굳어 날이 죽어 있어도 다이무스는 제 앞에 꽃여 있는 태도를 뽑아 저 멍청하게 혀를 놀려, 그에게 죽음을 공고한 이글 홀든을 죽이거나, 혹은 영원히 칼을 들지 못할 만큼의 부상을 입힐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글에게 예의를 차려야 할 때 임을 알았다.
동생이거나, 연합의 소속이라더나, 그런 혈육적, 사회적 시선이 아닌 이글이 무리를 해서 가져왔을게 분명한 태도와 정보에 대한 호의에 관한 것을 말이다.
"이글, 고맙다 칼과 정보에 대해서, 그리고 잘가거라"
"안녕, 잘있어"
가벼운 작별인사이지만 다이무스가 하는 작별인사가 뭘 뜻하는지 이글 역시 잘 아는 바였다.
모든것에 대한 작별인사
홀든으로서도, 형제로서도 그 모든것을 떠나보내는 작별인사, 이글 역시 각오를 하며 왔고, 다이무스 역시 담담히 받아들인 혹은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지쳐있었다.
그러나 마냥 주저 앉아 쉴 수 없는 입장이었기에 다이무스는 이글이 꽂아놓은 피 묻은 자신의 태도 앞에 섰다, 뭣 때문인지 심장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서 곧 멈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손 안이 축축해 졌지만 그는 손을 뻗어 그 피 묻은 칼자루를 손에 단단히 쥐고,
"토마스....."
손에 단단히 쥐고.
뽑아
들었다.
'작업실 > 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글토마]꽃송이가 (0) | 2015.05.11 |
---|---|
[마틴]침몰 (0) | 2015.01.08 |
[인더플]휴식 (0) | 2014.11.08 |
[사이먼키어렌]등 (0) | 2014.10.25 |
[이글토마]short cut (0) | 2014.08.21 |